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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남이시네요파고 있습니다./안방1열 TV시청 2019. 12. 17. 14:50
<미남이시네요>
미남이시네요(2009)
며칠전에 <미남이시네요>를 정주행했다. 미남이시네요가 대체 언제적 드라마던가. 2000년대 후반<꽃보다 남자>를 필두로 그 시대를 풍미한 항마력 테스트의 끝물을 장식한 드라마 되시겠다. 지금도 어디서 빠지지 않는 항마력이지만 당시에는 다년간 단련된 팬픽 생활로 더욱 튼튼한 항마력을 자랑했던 나는 이 드라마를 그렇게 재밌게도 봤더랬다.
물론, 드라마 자체가 오글거리지 않냐고 한다면 그렇지는 않다고 대답할테지만 내가 당시에 아이돌을 진심으로 사랑했어서 그런지 오히려 더 흥미진진하게 봤다. 남자들과 함께 생활하게 된 남장여자라니! 실로 순정만화의 클리셰 중 클리셰가 아닐 수 없다.
쌍둥이 오빠의 사정으로 순식간에 남장여자 아이돌이 되어버린 견습 수녀를 아이돌1, 2, 3이 모두 좋아하는 내용이다. 전형적인 싸가지 없는 남자 주인공, 다정다감한 성격에 몰래 숨어 혼자서 도와주는 서브 남주, 애교 많고 친구처럼 지내는 서서브남주. 얼마나 비현실적인가! 데뷔와 동시에 과거가 탈탈 털리고, 인성이 탈탈 털리고, 사진까지 탈탈 털리는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아니, 있을 수가 없는 일은 그것 뿐만이 아니다. 4인조 그룹에서 리더라는 작자는 공개 연애한다고 손잡고 화보 찍고 인터뷰를 해제끼질 않나. 멤버 솔로 뮤직비디오에 (짭이지만 어쨌든 공개 연애 중인) 여친이랑 나오질 않나. 다른 멤버들까지 같이 꼬여서 화보를 찍질 않나. 거기다 다른 한 명은 멤버의 솔로 앨범 공개 현장에서 ‘내 여잡니다!’라며 안물안궁한 tmi를 펼쳐놓질 않나. 하다하다 팬서비스 젤 잘해주고 다정한 타입의 소위 말하는 조련왕 타입의 오빠도 라디오에서 노래를 부르다가 여자때문에 울고 있질 않나.
글로만 적어도 총체적 난국이고 벌써 환장한다. 나였어봐. 애진즉에 탈빠하고 남의 일인 것처럼 팝콘 먹었지. 드라마에 나오는 빠순이 3인방은 순정 중에서도 찐순정이다. 1n년간 온갖 버라이어티한 덕질을 해온 내가 인증하는 찐순정. 얘들아 이런 오빠 좋아하면 안된다. 세상엔 더 잘나고 빠순이들한테 잘해주는 오빠가 많아요. 느그 오빠가 그러다가 나중에 럽스타하고 피코해서 빠순이들 한 쳐먹인다? 한 쳐먹는 순간 코어행 급행열차 타는거야.
뭐 어쨌든, 내 일은 아니니까 정리하자면 조금 과도한 연기와 조금 과도한 오글거림을 참아낼 수 있다면 꽤 볼만한 드라마다.
(관련된 많은 논란들을 빼고 본다면)사실 이 정도의 항마력은 항마력도 아니지. 다른건 몰라도 노래는 진짜 좋아서 정주행하는 동안 코노에서 A.N.JELL노래만 달고 살았다. 뭐 결론은 오랜만에 옛날 드라마를 정주행해서 재밌었다는 이야기.'파고 있습니다. > 안방1열 TV시청'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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