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결혼 못하는게 아니라 안하는 겁니다
<저 결혼 못하는게 아니라 안하는 겁니다>
저 결혼 못하는게 아니라 안하는 겁니다(私 結婚できないんじゃなくて、しないんです)
단순히 켄타로가 나온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보기 시작한 <저 결혼 못하는게 아니라 안하는 겁니다(私 結婚できないんじゃなくて、しないんです)>. 진짜 별 생각없이 보기 시작했는데 켄타로가 너무 귀여워서 2일만에 모두 달렸다. 50분짜리 드라마 한 편에 길어야 3분 남짓 나오는 켄타로를 보겠다고 전편을 열심히 본게 맞음.
켄타로 귀여운 것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고, 일단 드라마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보는 내내 불편하고, 불쾌하고, 일본의 여성관이 여실히 드러나는 영화였다. 여자는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는 물론이고 남자는 이렇다, 저렇다 정형화하는 것은 물론, 여자가 남자의 마음에 들려면 이렇게 행동해야 한다 같은 환멸나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뭐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는 39살의 미녀(으..) 피부과 의사 역할인 여자 주인공이 주변 환경에 의해 결혼을 꿈꾸게 되면서 단골가게 셰프에게 남녀 관계에서 여자의 태도에 대해 조언을 듣고 그대로 실행하는 드라마다. 첫사랑, 띠동갑 이상의 연하남 외 몇몇의 남자들과 엮이면서 이런 저런 조언을 받고 그 남자들에게 인기를 얻게 되지만 결국 그 셰프와 잘되는 이야기다.
내용 요약만 봐도 알만하지 않을까? 물론 지금보다 2년 전의 드라마라는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이러니 저러니해도 작품의 의식 자체가 별로다. 여자는 꼭 결혼을 해야하고, 그 나이쯤엔 반드시 결혼을 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어야하고, 30대 후반의 여자가 결혼을 못하면 문제가 있다는 식의. 더구나 셰프의 조언이랍시고 나오는 것이 연애 전에는 이런 태도를 취하다가 연애 후에는 이런 태도를 취하라던가 어떤 어떤 옷을 입어야한다던가, 말은 이런 식으로 해야한다던가 같은 말같지도 않은 내용들이라 정말 불쾌지수 맥스를 찍었다. (켄타로 나와야 내려갔음)
보는 내내 켄타로만 아니었음 이거 안봤다를 달고 살았으며, 이래저래 바뀌던 남자들 중 결국 어떤 남자랑 될지 궁금해서 본 정도였다. 켄타로는 왜 이 작품에서 (내 기준) 리즈를 찍어서 나를 힘들게 하는구야. 보면서도 마지막에는 이 독설가랑 잘 되겠구나 하긴 했지만 진짜 드라마 끝나기 5분 전까지 첫사랑과 질척거리면서 켄타로가 나올 줄은 몰랐다.
아니 그래서 이 드라마 속 켄타로는 왜이렇게 귀여운거야. 진짜 별 생각 없이 굿모닝콜 보고 켄타로 얘 뭐야 귀엽네 하며 가볍게 본 드라마였는데 왜 이렇게 된거지? 정신차려보니 3일만에 켄타로 팡인이 되어버린 나. 책임져 (짝) 책임져 (짝). 아니 진짜 비중은 3%도 채 되지 않으나, 켄타로가 가쿠란도 입고, 하복도 입고, 농구복도 입고, 머리도 얌전하고 진짜 다 한다.
기억해 복도에서 떠들다 나만 퇴학 당했잖아. 나는 여고 출신인데, 극중의 켄타로 때문에 내 머릿속에선 이미 남녀공학 나왔고, 벌써 애기 영어유치원 대기 번호 받았다 진짜. 이 드라마 속에서 켄타로가 얼마나 귀엽고, 잘생겼고, 왕자님이었는지 안 본 사람은 모른다 진짜. aoao는 들어라. 켄타로 머리는 무조건 사쿠라이 요스케다! 명심해! 사쿠라이 요스케라고!
진짜 이 드라마에서 켄타로가 얼마나 귀엽고 잘생겼는지 이 세상 주접 다 내가 떨고싶지만, 나는 현대의 교양있는 성인이니까 참겠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30분도 안될 켄타로 편집본을 20번 돌려보는 것이 훨씬 시간 아깝지 않고 소중할 것이다. 켄타로 편집본 아무도 안만들어줬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