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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기사가 올까요?

짱호치 2019. 12. 17. 12:06

<크리스마스에 기사가 올까요? (The Knight Before Christmas)>

 

The Knight Before Christmas (2019)

 

개인적으로 크리스마스 영화를 좋아한다. 시즈널한 이슈를 담고 있는 영화 중에서는 크리스마스 영화만 좋아한다. 내 기준에서 크리스마스는 그냥 남의 생일일 뿐인데 그 자체로 신나고, 파티 같은 분위기가 좋아서 영화도 좋은 듯하다.

 

마침 크리스마스가 코앞이라 넷플릭스에서도 온갖 크리스마스 관련 영화들을 쏟아내고 있다. 하나하나 도장깨기해 볼 예정이다. 그래서 지난 주말에 <크리스마스에 기사가 올까요?>를 봤다. 안그래도 크리스마스 소재 영화를 좋아하는데 거기다 타임슬립물이라니! 완전 내가 보라고 만든거지 이건.

 

1300년대 아일랜드에서 기사(not driver, but knight)를 하고 있는 잘생긴 남자 주인공이 노파의 계략으로 700년의 시간을 거슬러 현대에 오게 되고 찐 사랑을 찾게 된다는 내용이다. 대부분의 타임슬립물이 그렇듯 시간을 거슬러 온 사람은 어리둥절해 하고, 그 사람을 만난 사람은 믿지 않다가 결국 사랑에 빠지는 그런 흔하디 흔한 스토리가 이어진다.

 

현대에서 기사의 미덕을 행하면서 진정한 기사도니 어쩌니 하지만 대부분의 로맨스 영화처럼 '다 필요없고 노파의 목표대로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것'이 주내용이다. 결국 사랑... 기계가 부르는 노래 제목같다만은... 아 말만 들어도 클리셰 범벅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클리셰 덩어리다. 그리고 그게 이 영화의 매력이다. 내가 그래서 넷플릭스 영화를 좋아해...

 

좀 흔하면 어떤가. 클리셰 범벅이면 어떤가! 클리셰가 클리셰인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클리셰가 먹히니까! 그리고 나는 그 흔하디 흔한 맛, MSG 팍팍 친 맛, 아는 맛을 사랑한다! 괜히 모르는 맛 먹었다가는 체하기 십상이다. 평소 클리셰 범벅을 좋아하고, 남는 시간을 죽여야 할 정도로 시간이 많으며, 타임슬립물과 로맨스를 좋아한다면 꼭 추천한다.

 

아니 일단 스토리가 무난하고, 남자 주인공이 기사 후드를 쓰면 잘생기게 느껴짐. 현대식의 일반 복장 입으면 잘생겼나? 싶은데 치렁치렁 기사 후드만 썼다 하면 진짜 be my knight 그 자체다. 예쁘고 신나는 배경과 잘생긴 남자라니. 시간을 떼우기에 이만한 조화가 없다.